Auris Nirvana IV 레퍼런스 헤드폰 앰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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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제품을 보고 있으면, 정말 아름답다. 요즘 진공관 앰프들이 미적인 요소는 차츰 사라지고, 다소 삭막한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들은 진공관 디자인의 우아함을 다시 한번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특히 우드 패널에 담긴 특유의 레이아웃은 오디오를 굳이 몰라도 눈길이 갈 만큼, 그 매력이 상당하다. 물론 디자인만 본다면 누구나 이탈리아 브랜드라 짐작하겠지만, 의외로 세르비아 태생. 바로 밀로미르 트로시치(Milomir Trosic)가 2013년 탄생시킨 어리스 오디오(Auris Audio)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리스 오디오의 라인업은 꽤 다양하다. 300B, KT88, 6550, 2A3 등의 진공관 앰프를 주력으로 소개하고 있지만, 프리앰프나 턴테이블로서의 명성도 결코 가볍지 않다. 또한 이어맨이라는 포터블 성향의 오디오 브랜드를 따로 운영하기도 하는데, 이쪽도 요즘 크게 부각되어 국내에서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어리스 오디오의 진가는 헤드폰 앰프에서도 제법 크게 드러나는데, Nirvana Ⅳ, HA2 SE+, HA-2SF, Euterpe, Headonia 2A3 등 굵직한 제품들을 많이 출시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본격 하이엔드 제품, Nirvana Ⅳ라는 헤드폰 앰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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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rvana Ⅳ라는 모델명에서 알 수 있듯이, 기존 Nirvana의 리뉴얼 모델이다. 디자인은 완전히 콘셉트 자체가 달라졌다고 할 수 있을 만큼 파격적으로 변화했는데, 특유의 우드 패널을 과감히 벗어던지며, 블랙 톤의 유려한 알루미늄 마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참고로 HA2 SE 역시 HA2 SE+로 리뉴얼되면서, Nirvana Ⅳ 스타일로 변화했다. 아마 10주년 프로젝트로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인 듯한데, 실제 패널 전면에는 ‘10 Anniversary’라는 마크가 추가되어 있다. 진공관 보호는 전체를 완전히 덮는 박스형 그릴 스타일이 아니라, 제법 두툼한 평면 유리로 앞면만 가리는 형식이다. 불빛이 엄청 밝은 스타일은 아니지만, 덕분에 모든 진공관이 시각적으로 그대로 노출되어, 그 따스함을 좀더 직접적으로 만끽할 수 있다. 새로운 스타일의 VU 미터 역시 추가되었다. 역시 미터의 바늘을 보는 재미는 진공관의 불빛만큼이나 꽤 중독적이다.

좌측 노브는 입력 설정을, 우측 노브는 볼륨단을 조절할 수 있고, 트랜스포머 상단에 32Ω, 80Ω, 150Ω, 300Ω, 600Ω으로 임피던스를 조절하는 노브가 마련되어 있다. 싱글 엔디드 구동으로 EL34를 메인 출력관으로 사용한다. 이를 통한 출력은 최대 6.5W. 드라이브관은 ECC82를 하나 채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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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스 오디오는 디자인으로 특별함을 선사했지만, 사실 내적으로 보면 더 큰 특별함들이 숨어 있다. 진공관은 선별되고 사전 테스트된 튜브들을 사용했으며, 트랜스포머는 더블 C 코어 구조로 엄격한 규정을 바탕하여 철저히 수공 제작 완성해낸 것들이다. 내부의 컴포넌트 역시 문도르프, 루비콘, 위마 등 고급 브랜드로 가득하다. 또한 전원 분리형으로 마무리되었다. 어리스 오디오는 분리형 전원부를 장기로 제법 많은 제품들은 선보였는데, 덕분에 구동력과 깨끗함의 해답을 멋지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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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폰 출력은 2가지를 지원한다. 6.3mm 스테레오와 4P XLR을 담아내어, 범용적인 2가지 타입의 헤드폰을 연결할 수 있다. 아날로그 입력은 밸런스까지 지원하는 구성이며, 추가로 언밸런스를 2가지 더 제공한다. 프리아웃 역시 제공하여, 프리단을 따로 활용할 수 있다.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 카메르톤의 Binom-ER과 오디오 테크니카의 ATH-W2022 등 몇 가지 고가의 헤드폰과 연결해보았다. 어리스 오디오의 주력 인티앰프들에서도 느꼈지만, 진공관의 매력을 잘 살리면서도, 하이엔드적인 해상력과 투명함을 멋지게 살려준다는 것이 장점이었다. Nirvana Ⅳ에서도 그 성향이 그대로 이어지는데, EL34 특유의 아름다움 뉘앙스와 매력적인 중음이 잘 드러나며, 여기에 탄탄한 트랜스포머 및 전원부가 받쳐주니 음의 순도가 놀라울 정도로 깨끗하다. 아주 낮은 볼륨에서도 음의 밸런스가 깨지는 법이 없으며, 볼륨을 한참 올려도 험 노이즈 같은 것들이 일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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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편성을 들어보면 Nirvana Ⅳ의 그레이드를 그대로 체감할 수 있다. 천둥 같은 저음은 바닥을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터져 나오고, 질감 좋은 중음의 매력은 메인 주제의 세련됨을 더욱 강렬하게 부각시킨다. 그리고 현악의 군무는 그야말로 황금빛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눈부신데, EL34의 장점이 그대로 부각되어 윤기 가득한 음의 파도를 만들어낸다. 진공관 헤드폰 앰프들이 조금 과한 풍성함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는데, 어리스 오디오는 그런 성향보다는 좀더 정확하고 사실적인 사운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컬 쪽으로 넘어가면 여긴 더 신세계이다. 보컬의 아름다움은 더 크게 살아나고, 특유의 개성을 더욱 매력적으로 표현한다. 역시 악기 편성이 적은 보컬 음악에서는 정말 조용한 배경음과 집중도를 보여주는데, 확실히 내부 부품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사운드의 깨끗함에서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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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스 오디오는 조금은 정형화되어 버린 진공관 앰프 시장에서 확실히 주목할 만한 브랜드로 언급할 만하며, 단순히 예쁜 디자인의 브랜드가 아닌 진정한 실력파 진공관 앰프 제조사로서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Nirvana Ⅳ, 하이엔드 헤드폰 앰프의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 꼭 기억해야 할 명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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